홈레코딩 시리즈

홈레코딩 시리즈 - 시작

일단 거창하게 시작하고 보자!

그동안 블로그를 하면서 일상 이야기, 캐나다 이야기, 테크놀로지, 잡다지식등 제가가 보고 접하는 여러 방면의 이야기를 굉장히 내마음대로 풀어내는 곳으로 블로그를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뭔가 제대로된(?) 지식을 공유하고자 한국에서는 그나마 볼 사람도 많지 않은 주제인 홈레코딩으로 새로운 글들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말투도 존대로 바꿔서 ^^..

제가 글을 시작해서 시작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것은 아닙니다. '시작' 이란 참 중요한 단어인것 같습니다. 요즘 세상엔 마음만 먹으면 못할게 많지 않은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시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일단 제 얘기를 시작해 보죠.

고등학교 늦게 음악을 시작하여서 재즈에만 매달렸던 저의 인생에 홈 레코딩 이라는게 다가오게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빈티지 블루 라는 아티스트가 세상에 잠깐 나왔었는데 그때 그 분이 홈레코딩으로 작사/작곡을 한다는 이야기들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기 시작하였죠. (나중에 알고보니 쟁쟁한 세션맨들이 녹음을 했었지만요 ^^;)

스튜디오에 갈 필요없이, 집에서 작곡을 하여 녹음을 하고 앨범을 만들어서 세상에 공개할수 있다. 이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나도 할수 있겠다.. 지금당장! 하지만 그 '시작' 이라는걸 하게 되기까지 7년의 시작이 흘렀네요.

어디가서 "어 나 홈레코딩 좀해" 라고 말하고 다닌게 7년 입니다. '큐오넷' 사이트에 들락나락 한건 거의 10년이 되었네요. 그런데 그동안 저는 제대로된 홈 레코딩이란건 해보지 않았습니다. sm58 하나 사서 녹음도 해보고, 어디 사이트 돌아다녀보고, 그냥 이것저것 만져보고 끄적끄적 해보고 결국 남게 된건 하나도 없었죠. 그러던 와중에 마음에 맞는 두 친구와 '반지하 프로젝트' 라는걸 결성해서 마이크를 사고,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고 드디어 '시작' 이라는걸 하게 된것 같습니다.

'시작'을 하기 전까지는 제가 굉장히 홈레코딩 지식에 도가 터있는줄 알았습니다. 일단 남들보다 관심있게 이론적으로 공부하였고 잡다한 지식도 많이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현실과 머리속은 아주 멀더군요..

그러나 이미 집구석에서 혼자서 '해? 말어? 내일하자 그냥..' 단계가 아닌 '내일 녹음하자' 단계에 와버린 저에겐 미룰수도 없는 긴박한 상황(?)이 와버린 겁니다. 더이상 혼자만의 일이 아니였던것이죠. 그때부턴 발등에 불이 떨어진것처럼 예전에 사놓았던 수많은 책들과 인터넷 강좌들 그냥 대충 한쪽에 틀어놓고 흘겨들었던 수많은 정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눈에 불을켜고 공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일단 같이 하는 친구들에게 누가 될순 없었거든요.

이렇게 '시작' 이라는 것을 하게되니. '결과'라는 것이 만들어 지더군요. 그것이 엄청난 것이든 소소한 것이든 무엇인가가 만들어지고 남는다는거 애초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된 가장 큰 이유. '무엇가를 남기기 위한' 작업의 결과물이 나타나게 된것이죠. 레코딩 이라는것에 가장 아름다운것은 그것 아닐까요? 100년전에 누군가가 '사람의 소리를 담고 싶다' 라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을 해내겠다는 일을 '시작' 하였고 우리는 지금 그런 말도안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것 입니다.

'소리를 담는다'

얼마나 아름답지 않습니까?

전문적인 지식들을 구할수 있는 사이트들은 많은것 같습니다. 그 사이트의 지식들을 그대로 한글로 옮겨와도 아무도 모르겠죠. 하지만 저는 제가 직접 겪은 문제들 제가 배우게 된것들 그런 소소한 홈레코딩의 이야기들을 이제 하나씩 풀어보려고 합니다.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고 배울곳은 없고 방황하고 힘들어 했던, 힘들어하는 모든 홈레코딩 유저들을 위해.. (거창하네요..)

홈레코딩을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보는 질문 인것 같습니다.

다른 질문을 해보죠, 저는 축구를 못합니다. 축구를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지금 나가서 바로 공이라도 바로 차야겠죠. 똑같은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 '시작' 하는거죠.

아래 영상은 제가 친구들과 처음으로 작업한 결과물 입니다.

저에겐 굉장히 의미있는 영상이죠 :)

김동률 씨의 기억의 습작 입니다.